[칼럼 - 국제중독신문 발행인 김도형 대표] 심성(心性)
心性 이란 타고난 마음씨 또는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질이라고 이해한다.
성호영(가명) 현재 나이 59세 30여 년 전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고 태평양을 건너 온 사람, 가끔은 성공담의 주인공들도 있건만 그런 호화스런 간증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사람, 머나 먼 이국땅에서 실패라는 두 글자의 깊은 수렁에 빠져 뉴욕의 거리를 헤매다 결국 찾아 온 노숙자 쉼터…….
더 이상 인정도 인격도 정상적인 인생의 삶도 찾아보려해도 찾아 볼 수 없는 사람, 가까이서 움직이는 느낌만 받아도 주변 사람들이 불안하고 그가 입을 열면 모두가 얼어붙어 얼음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의 주인공, 조금만 불쾌해도 이가 다 빠져 한두 개 남은 이빨 사이로 새어나오는 알아듣지 못할 괴음의 쌍소리……. 그런 사람이었다.
미국에서 CITS 3주 전인화 교육이 시작되고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온 사람, 의지해야 할 쉼터에서 앞으로 계속 지내야 할 침대 하나 상실할까 싶어 쉼터 원장의 반 강제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뉴욕에서 3시간 거리 포크노까지 따라온 사람 2주 동안 밝은 모습 한 번 볼 수 없고 온통 얼굴만 봐도 불만과 불평과 원망만 가득한 얼굴로 지내던 사람, 며칠 전 자기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이 든 동료를 윽박지르며 외부 손님들이 있건 말건 쌍욕을 하면서 패 죽일 것 같이 성질을 부리던 사람, 식사 시간 한 번도 같은 식탁에 앉지 않고 저쪽 한 쪽 구석에 그릇 하나에 밥, 반찬 국을 뒤죽박죽 섞어 음식에라도 복수를 하려는 듯 허겁지겁 입으로 퍼 올리던 사람, 그 사람이 오늘 아침에 일찍 드넓은 포코노의 한 들판으로 혼자 씽씽 거리며 나갔다.
나는 창 밖에서 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를 했다. “저를 지옥과 삶의 구렁텅이에서 건지신 사랑과 은혜와 자비의 아버지, 온 몸을 처참하게 내던져 죽으심으로 나를 대속하신 주님, 그리고 오늘도 저와 함께 동행하시며 약한 나를 강하게 부족한 나를 힘 있게 미련하고 어리석은 나를 주의 종으로 세우셔서 함께 하시며, 힘을 주시는 성령하나님, 부탁합니다. 저 인생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그 많은 인생의 실패와 인간들의 배신과 삶의 고단함과 허무감에서 저에게 소망을 주시고 저를 사로잡고 있는 사단의 세력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저를 구원으로 인도 하시고 말씀으로 위로하옵시며, 새 힘을 주시고 영원한 소망을 선물로 주옵소서. 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여기까지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을 때 내 눈가에 뜨거움이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창가에서 식탁으로 돌아와 고구마 두 개 감자 두 개 그리고 옥수수 스프 한 잔을 놓고 ”주님 이 만찬을 주심을 감사하나이다. 오늘도 이 스프와 감자를 먹고 마시며 주님 저를 위해 흘리신 생명의 피와 찢기신 고귀한 살을 기억합니다. 제 몸에 희생이 되는 음식이 저를 건강하게 해 주는 것 처럼 주님의 죽으심이 저의 영육을 살리시고 강건하게 하시오니 저는 또 세상의 소자들을 위한 떡이 되고 음료가 되는 순종의 삶이 되도록 은혜를 베푸소서……. 아멘! “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내 식탁 앞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잠깐 전 저 들판으로 나갔던 지옥의 사자 같은 사나이가 손에 들꽃을 한 아름 꺾어 안고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들을 산책하다가 이 꽃과 빨간 열매가 너무 아름다워 목사님과 동료들이 식사 하는 식탁에 놓으려고 가져왔습니다. “ 그는 그 야생화를 꽂을 꽃병을 찾으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어색한 행동으로 야생화를 꽂은 물병을 들고 와서 식탁에 툭하고 놓았습니다.
그의 행동은 여전히 거칠었지만 내 기분이 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생뚱맞은 모습과 거친 행동을 보면서 내 가슴은 따뜻했고 내 머리에서 한 단어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것이 오늘 제목으로 쓰인 심성心性이란 단어입니다.
아무리 악하고 강포하고 패역한 인간이라도 인간이기에 꽃을 보면 아름답게 생각하고 그 하찮은 야생 꽃이지만 다른 이와 한께 공유하여 아름다움을 향유하게 하려는 인간의 본심입니다.
그것이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해주신 양심이고 인간의 본질적 심성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 심성이 아담과 하와의 죄의 전가와 오염이라는 신학적 지식을 알고 있다해도 여기에선 그것까지 소급하여 인간을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 이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 만을 인간의 심성과 적용해보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2주 동안의 기간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으로 그의 마음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치유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목격할 뿐입니다. 아직 그의 겉모습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음과 입술의 언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진리의 종들이 소망을 가지고 기대하는 가능성의 현장입니다.
인간에게 부여하신 심성, 오염되었기에 정화될 수 있고 더렵혀졌기에 청결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에 있는 버림받은 중독자들과 범죄자들과 노숙인들이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복음이 들어가고 성령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만 은혜로 주어진다면 버림받은 저들을 통해 자신감과 자만심에 가득차 있는 종교적 비종교적 활량들을 부끄럽게 하실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기회를 주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아 주는 이들만 끊이지 않고 중단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나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서진 마십시오. 종교적인 시적 표현이 아니라 현장 현실에서 받아야할 수모와 멸시와 고난과 고통과 수고와 가난을 결단하고 저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겠다는 결심이 주님 앞에서 세우진 사람만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2018년 9월 20일 미국 펜실베니아 포코노의 어느 적막한 산골에서... CITS 대표 김도형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