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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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성탄절 즈음에 상류층 관객들을 동원하는 단골 뮤지컬이 하나 있다. 그 이름하여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이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예수님의 겟세마네를 중심한 성경의 배경을 노래와 몸짓으로 표현하는 유명한 뮤지컬로 전 세계 뮤지컬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찬사를 받는 뮤지컬이다.

 

이 때 지저스역과 유다 역을 맡은 유명 배우들이 아주 돋보이는데 그 내용을 들어 보면 “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밤을 지새우며 예수님 자신의 죽음과 당해야 할 고통에 대한 고뇌와 죽음의 의미들, 그리고 그것을 꼭 자신이 감당해내야만 하는가에 대한 갈등과 절규가 절정에 달하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버지의 뜻이라면 죽음도 달게 받겠다고 깊은 신음과 심곡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어린 고백을 끝으로 뮤지컬의 절정을 이루면 정상적인 감정을 가진 크리스챤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가슴이 조여 오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이 된다.

 

기독교의 구원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신을 십자가에 죽여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는 이 위대한 대목이 바로 “예수는 슈퍼스타”란 제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나도 이 뮤지컬을 접하고 그 장면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눈시울을 적셨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나를 포함, 활량들의 감동과 눈물 그리고 우레와 같은 박수, 그리고 슈퍼스타를 노래하는 이 장엄한 뮤지컬이 정말 죽음의 이유가 되는 대상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전달 될 수 있는 것인가?

 

만약 이런 뮤지컬이 이 무대와 엄청난 관람석 안에서만 끝난다면 슈퍼스타로서의 예수는 감성을 자극하는 상상과 꿈속의 예수 정도만 될 뿐이다. 지금도 저 쪽방 촌에 새우잠을 자고 있을 그들과 다 헤어진 배낭을 질질 끌며 머물데 없어 황량한 도심의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사람들, 자신의 의지와는 별로 관계없이 정신이 희미하고 온 몸이 마비되어 가족들에게까지 짐이 되어 미안한 마음으로 눈물짓고 머금으며 사는 사람들, 일순간 이탈하여 인간들이 세워놓은 규칙을 어겨 차가운 쇠창살 안에 갇히고 차가운 마룻바닥에 누워 높은 담장 밖 가늘게 들려오는 어느 집 강아지 짖는 소리에 가슴 깊은 뿌리에서부터 회한의 눈물이 눈가에 흘러내리는 감옥에 갇힌 자들, 사랑하는 가족들을 잠시 동안, 또는 영원히 떠나보내고 가을 날 소슬한 바람을 맞으며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 부여잡고 눈시울 적시는 그들에게 무대 위 슈퍼스타는 별로 의미가 없는 듯하다.

 

의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너무도 멀고 먼 당신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예수는 슈퍼스타이기 전에 거리의 부랑아들의 친구요, 배고프고 병든 자들의 가족이며, 옥에 갇히고 억압된 자들의 동료이다. 평생의 경험과 기술로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허탈에 빠져 있는 그들에게 배의 오른쪽에 그물을 던져볼래? 조언자가 되며, 허기진 어부들에게 조반을 마련하고 어서 와서 허기를 채우거라 하시는 자상한 형님이요, 아버지요, 다정한 친구라는 사실도 노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이 시대의 모든 교회와 신자들은 그 다정하고 자상한 형님과 친구가 절규하며 부탁했던 또 다른 연약한 친구들을 먹이고, 치고, 돌보는 아름다운 사역을 중심으로 광야 같은 세상에 시원한 그늘과 청량한 오아시스를 만들어 잠깐이라도 고단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잔인한 폭풍우를 피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게 하며, 낡아가는 세상 끝나는 날에 영원한 새 세상을 꿈꾸고 바라고 나그네 길을 지치지 않고 계속 걸어가며 희망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조용히 해본다.

 

그런데 현대 교회나 세련된 목회자들은 슈퍼스타를 오해하고 “아전인수”격으로 이해하여 큰 예수, 큰 목사, 큰 교회로 적용하여 슈퍼 목사와 슈퍼 교회를 너나 할 것 없이 꿈꾸고 있다. 그래서 교회를 바라보는 민중들의 시선들이 곱지 않다. 싸늘하다 못해 째려본다. 째려보다 비웃음과 조롱과 멸시의 까칠하고 음흉한 눈길들로 바뀐다. 그리고 때로는 마음으로 때로는 속삭임으로 때로는 확성기를 입에 대고 교회는 개교인이 모이는 개교회요, 개교회가 모인 개독교라고 세상을 향해 외친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그러나 같은 개독교에 속해 있지만 아직 일말의 신앙 양심이라도 아직 살아 있는 우리 남은 자들은 세속의 이런 망령된 교회 폄하에 대적하지 말자. 분노하지 말자. 그리고 그런 평가를 받게 말하고 행동한 우리 거룩한 죄인들이 회개하자. 그리고 이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를 큰 목사 큰 교회를 꿈꾸는 뮤지컬로 일등석에서 관람하는 신자들이 되지 말고 만왕의 왕 예수. 만물보다 크신 예수님을 삶속에서 바라보며 그가 계셨기에 우리는 동네 수더분한 아저씨, 마음씨 좋은 아줌마, 그리고 따스하고 인자하고 자비로운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예수, 든든한 형님으로서의 예수를 뮤지컬 속에서가 아닌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고 살아가야 하는 때인 것을 뼛속깊이 자각하자.

 

그리고 한 백년 쯤 지나 이루어질 세계 속에 우뚝 솟은 교회, 만민이 우러러 보는 기독교가 되어 하나님의 영광이 온 누리에 찬란하게 비칠 그 날을 꿈꾸며 기도하자. 그리고 이제 젖먹이의 요람같은 교회를 벗어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자.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잠을 자고 교제하면서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들로 여김을 받자. 고명하고 고상한 슈퍼스타 예수님의 제자들로 인정을 받자 그것만이 기독교가 살 길이다.

 

(사 32:8) 고명한 자는 고명한 일을 도모하나니 그는 항상 고명한 일에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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