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담배는 습관이 아니라 중독입니다."
최초의 담배회사 내부 고발자였던 빅터 드노블 박사가 흡연을 나쁜 습관이 아닌 뇌 변형으로 나타난 '중독현상'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담배 규제와 법'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빅터 드노블박사는 "더 자주 찾게 된다는 점에서 담배가 코카인·헤로인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다"고 지적했다.
- 사진=조선일보 DB
1980~1984년 담배 제조회사인 필립모리스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한 빅터 드노블 박사는 실험을 통해 니코틴의 중독성을 밝혀냈다. 당시 그는 버튼 두 개가 달린 상자에 쥐를 넣고, 한쪽 버튼을 누르면 쥐에 연결된 정맥 주사를 통해 니코틴이 투입되고, 다른 버튼은 눌러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 관찰 결과 처음에는 호기심에 두 버튼 모두를 한두 번씩 누르던 쥐가 3주가 지나자 하루에 70~990번가량 니코틴 버튼만 누르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담뱃잎이 탈 때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와 니코틴을 함께 주입하자 쥐는 하루에 500번까지 버튼을 눌렀다.
니코틴은 마약류인 헤로인이나 코카인, 아편과 비슷한 정도의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니코틴은 담배 한 개비에 최소 0.5mg 이상 들어있는데, 담배 네 갑에 들어있는 니코틴(40mg)을 한꺼번에 혈관에 투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니코틴은 흡연 욕구를 강화하고 내성을 증가시키므로 처음과 똑같은 자극을 받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양의 담배를 피워야 한다. 이 때문에 담배를 더 오래, 더 많이 피우게 되는 것이다.
담배에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뇌에 들어가면 코카인과 비슷한 물질로 변하면서 마찬가지로 중독성이 생긴다. 빅터 드노블 박사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니코틴 흡수를 돕는다"며 "결국 아세트알데하이드와 니코틴이 모두 들어 있는 담배는 슈퍼 중독 물질인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일했던 기업의 담배가 독보적인 판매량 1위를 유지하는 이유가 담배에 '당 성분'을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담배를 피울 때 당이 타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나온다. 결국,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여 중독성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현재 그는 전국의 학교를 돌며 금연 강의를 하는 금연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드노블 박사는 "올해 75세인 내 누나도 여전히 담배를 못 끊었다. 담배 중독이란 게 이런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며 "나의 바람은 자라나는 세대가 흡연을 거부해 담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8/22/2014082201335.html?Dep0=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