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처형 추행, 법원 납득안돼

 

 

술을 마셔 처형을 강제 성추행한 기억이 안난다는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김영학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문모(41)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문씨는 작년 6월 사실혼 관계에 있던 A씨의 언니 B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자다가, A씨가 출근한 뒤 언니 B씨의 방으로 들어가 잠든 B씨를 강제 추행했다.

 

B씨는 사건 직후 여동생 A씨와 조카를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려 했으나, 정신적 괴로움에 한 달이 채 안되어 가족에게 알린 후 그해 10월 문씨를 고소했다.

 

문씨는 법정에서 "당시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여서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방에 들어갔다가 등을 돌린 채 누워 있는 B씨를 A씨로 착각해 함께 나란히 누웠을 뿐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문씨가 자매를 오인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A씨와 B씨 자매는 키와 몸무게 차이가 크며, 누가 보아도 체형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더구나 문씨와 A씨는 이전에는 B씨의 방에서 잠을 잔 적이 없었고, 범행 시간도 A씨가 출근한 뒤인 오전시간대였다.

 

자매를 본 재판부 역시 "한눈에 봐도 체형과 체격이 서로 달라 4년 이상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피고인이 오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충격과 고통을 고려했을 때 실형을 선고해야 마땅한 사안"이라면서도 "동종 범죄전력이 없고, 범행 후 병원비를 지급하는 등 피해자와 관계 회복을 위해 나름 노력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허대성 기자 citsnews@ci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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