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흡연율 역대 최저인데…여학생만 급증
국민·청소년 건강행태조사
성인男 12년새 51.7→38.1%
女청소년만 2년째 증가해
여학생 음주율도 급증세
男대비 두배 이상 늘어나
3명중 1명은 아침 거르고
외식비중 30%로 확대돼
가격 인상에다 더 강력한 담뱃갑 경고그림까지 등장하면서 지난해 흡연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여학생 흡연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청소년 흡연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율도 여자 청소년층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고등이 떴다.
1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교육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 조사(2017년)·청소년건강행태 조사(2018년)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흡연율은 22.3%로 전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흡연율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국내 흡연율은 1998년 35.1%로 정점을 찍은 뒤 담뱃값 2000원 인상이 단행된 2015년 22.6%까지 하락했다. 2016년 23.9%로 반등했다가 지난해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2017년 남성 흡연율은 전년보다 2.6%포인트 하락한 38.1%로 역시 역대 최저치다. 성인 여성 흡연율은 2016년 6.4%에서 6%로 하락했다.
오경원 질본 건강영양조사과장은 "2016년 말부터 시중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부착됐고 소비자가 이를 본격적으로 인지하기 시작한 게 지난해 초부터인데 그 영향을 받아 지난해 흡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여학생 흡연율은 큰 폭으로 뛰면서 청소년 흡연율이 2017년 6.4%에서 6.7%로 상승해 우려를 키웠다. 전국 청소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약 6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여자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상승세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0.1%포인트씩 하락한 남자 청소년 흡연율과는 정반대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남성 흡연율이 먼저 증가하고 여성 흡연율이 따라가는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한국은 담배회사들이 잠재 고객층이 될 수 있는 청소년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판촉 홍보를 펼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 청소년 음주율 증가 또한 두드러졌다. 전체 청소년 음주율은 지난해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16.9%(남학생 18.7%, 여학생 14.9%)를 기록했는데 그중 여자 청소년 증가 폭(1.2%포인트)이 남자 청소년 증가 폭(0.5%포인트)보다 크게 높았다. 또 10명 중 1명(남학생 9.1%, 여학생 8.6%)은 월 1회 이상 '위험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음주는 최근 한 달간 1회 평균 음주량이 중등도 이상(남자 소주 5잔 이상·여자 소주 3잔 이상)인 것을 말한다. 위험음주율과 관련해 여자 청소년 상승 폭(1.0%포인트)이 남자 청소년(0.3%포인트)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에서도 여학생(49.5%, 33.6%)이 남학생(32.0%, 21.1%)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홍현주 한림대 정신건강연구소장은 "여학생은 문제 해결 방식이 내면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사춘기가 지나면서 우울증 발병률이 급증한다"며 "실제로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자해 등을 저지르는 사례가 많은 만큼 시기에 맞는 정신건강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질본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가정에서 음주를 권유받은 경험이 있는지'를 청소년에게 물었다. 이와 관련해 '부모나 친척이 술을 마셔 보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음주율은 28.4%로, 그렇지 않은 학생(9.3%)보다 훨씬 더 높았다.
음주행태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62.1%(남자 74.0%, 여자 50.5%)로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여자 월간 음주율도 지속해서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남자 2명 중 1명(52.7%), 여자 4명 중 1명(25%)은 월 1회 이상 폭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곡류 섭취가 줄어든 대신 육류 섭취량이 늘어났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은 2005년 19.9%에서 지난해 27.6%로 늘어났고, 외식 섭취 비율은 20.9%에서 29.5%로 증가했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 만성질환자 수는 예년과 비슷했다. 지난해 비만은 10명 중 4명(35.5%), 고혈압은 3명(26.9%), 당뇨병은 1명(10.4%),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명(21.5%)꼴이었다. 특히 30대 남자는 비만과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뚜렷한 증가 경향을 보였다.
청소년 운동량은 여전히 부족했고 패스트푸드·탄산음료 섭취 등 식생활은 급격히 서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1시간, 주 5일 이상' 숨이 찰 정도로 신체 활동을 했다는 청소년은 13.9%에 불과했다. 남학생은 20.3%, 여학생은 7.1%였다.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학생 비율은 각각 21.4%, 34.7%로 증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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