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과 악인
최근 익산의 모병원 응급실에서 당직의사가 환자에게 무참히 폭행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병원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처음부터 마지막순간까지 폭행범의 무자비한 폭력 장면이 전국민들에게 노출되고 보는 사람마다 치가떨리는 공분을 자아냈다.
어떠한 연유에도 인간이 인간을 폭력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폭력 자가 인지하던 못하던 스스로 인간이 아님을 만 천하에 드러내는 행위가 된다. 인간이 아닌 짐승들이 인간을 공격하면 곧 바로 사살해 버린다.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그 어떤 짐승의 공격적 행동도 용인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을 폭행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사살하지 않는다. 사실 짐승들이 사람을 해치고 도망가면 추격하고 찾아서 사살을 하지만 사람은 그런경우라도 찾아서 사살하진 않는다 법에 넘겨 재판을 받게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인간은 짐승들과 달리 상호 의존적이거나 상호 상대적 감정주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이상의 인간이 만나 상대하고 어떤 일이 발생할 때 상호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일으킨 문제의 경중을 따져보는 것이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인 생각이다. 그런면에서 금번 의사폭행 폭력사건을 되짚어 보자.
밝혀진대로 서술해보면 한 남자가 손가락 하나가 부러져 응급실을 찾았다. 의사는 손가락 하나 부러졌다고 입원을 요청하는 환자가 한심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요즘 병원에 가보면 일반 병실이 부족해 응급실에서 일반병실로 직접간다는 것은 원장빽이나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원찮은 손가락 하나 정도 부러져서 온 환자가 입원을 요청하니 담당의사의 비소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 한 번 바라보자. 손가락 하나지만 지금 기절할만큼 아프고 지금 치료를 잘 못하면 평생 손가락 병신으로 살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입원을 요청하는 환자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 비웃음을 보였을 때 그것을 참는다는 것은 정말 천사가 아니면 천치일 것이다. 그 때 의사는 진지하게 그 환자에게 입원할 필요가 없음을 잘 설명해주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돈과 시간을 엄청 들여 의사 자격을 딴 그 의사가 시시껄렁한 그런 설명을 한다는 것조차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나보다. 아니 그런 것을 자존이라고 하지 않고 자만이라는 것을 모르는 의사이었으리라. 인간만이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또는 멀리 떨어져서 타인에게 해를 까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은 의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람은 범죄자요 그 의사는 그 면에서만 보자면 악인이 되는 것이다. 범죄자와 악인 그 둘을 사회와 법원은 어떤 판결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면서 악인도 범죄자도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경계심을 다시 한 번 더 가지며 다지게 한다.
(사진 출처 YouTube)